Memo/후기+회고

입사 6개월차 신입의 회고

연로그 2023. 7. 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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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정말 운이 좋게도 원하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취준 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요 링크로!) 그리고 오늘은 수습 해제를 기념으로 입사 6개월 차가 된 신입 개발자의 회고를 자문자답 형식으로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회사에서 받은 수습 해제 축하 꽃다발💐

 

입사 직후에는 어떠셨나요?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Jira, Wiki 등 업무를 위해 꼭 사용해야 하는 툴이나 회사의 출퇴근 시스템, 업무 처리 방식 등 처음 보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회사에서 온보딩 시스템을 굉장히 잘 구축해 뒀고 가이드도 정말 잘 되어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수많은 정보가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와서 모든 걸 한 번에 받아들이기는 벅찼습니다. 그래도 입사 동기 분들이 많았던 덕에 서로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신입이라 당장 업무가 주어지지는 않았고, 여러 회의에 참가하면서 우리 팀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쓸 일이 없는, 처음보는 용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모르는 용어들이 많지만, 그때는 다른 분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단위를 티켓으로 부른다던가, F/O은 이제 제외될 기술이나 스펙 등을 사라지게 한다(fade out)는 의미라던가 이런 용어들이요. 이런 용어들은 팀원분께 직접 여쭤보기도 하고 꼬박꼬박 회의에 들어가서 열심히 듣다 보면 자연스레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나요?

취준생 때랑 비교해서 달라진건 정말 많습니다. 취준생 때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공부하고 이력서 정리하는데 썼다면, 이제는 회사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미리 말씀드릴게, 저는 백엔드 개발자로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인프라, 데이터, 프론트, 백 등 개발자들의 직군이 잘 구분되어 있어, 이제는 개발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상상과는 다르게 회사 일을 하다 보니 개발 외의 시간이 정말 많이 소모되었습니다. 체감상 '코드 보는 시간 >= 회의 > 코드 쓰는 시간' 순으로 느껴졌어요.

 

또 여러 가지 일이 동시에 진행되고 회의나 갑자기 생겨나는 운영 업무도 많다보니 '내가 뭘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빠른 컨텍스트 스위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제가 선택한 방법은 기록이었습니다.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어디까지 진행했던 건지 메모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많은 기록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입사 후에는 더 많은 기록을 필요로 했습니다.

 

지금은 컨텍스트 스위칭이 잘 되는지 물어보신다면... 아직 적응 중이지만 아무런 메모도 안 하던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기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힘든 점이 있나요?

회사 때문에 힘든 점은 딱히 없고, 개인적인 문제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는 있습니다. 입사 직후에 일이 없어서 한가한 시기였는데요. 사실 이 시기는 방금 막 입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적응 기간으로, 회사와 팀에 적응 좀 한 뒤에 함께 일을 시작하자는 배려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의 시기를 즐기라고 말씀하셨지만 구경만 하는 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 '원하는 회사에 입사'라는 목표가 사라지고 '회사에 적응'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는데, 제 자리를 못 찾고 헤매기만 하는 기분이라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한님을 만나 이야기도 하고, 작년에 우테코를 수강하며 만났던 코치님께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분들과 대화하면서 현재는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시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불안함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무기력하게 있기보다는 무언가에 집중함으로써 불안함이라는 감정을 흘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스케줄을 강제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단, 회사와 관련된 것으로만요. 처음 보는 기술 스택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입사 동기들과 스터디도 하고, 원래 책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이런저런 개발과 기술 관련 책도 사읽었습니다.

 

물론 팀 내에서도 적응을 위해 여러 노력을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제일 큰 노력을 들인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개발 일이든 사담이든 업무 이야기든 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고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항상 친절하게 답해주신 우리 팀원들 짱!!! 사랑합니다🥹💕) 현재 팀장님이 제 이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시고 조직 개편할 때도 많이 신경 써주셨습니다.

 

조직 개편 후, 현재 근무하는 파트로 온 지 한 달이 좀 지났는데요. 입사 직후에 담당하던 도메인과는 완전 다르고 야근할 때도 있지만 제가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내서 굉장히 만족스럽고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

 

 

어떤 점이 가장 좋으신가요?

사실 요 부분에 대해서는 입사 초반에 트위터에서 이미 자랑한 적이 있습니다. 🤣

 

사실 가장 좋은 점은 최근에 깨닫게 되었는데요. '장애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문화가 팀에 당연하게 적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큰 장애를 낸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당황스러워서 머리도 안 돌아가고 심장도 쿵쾅거리고 멘탈 다잡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잘 좀 확인했어야지 같은 탓하는 말을 들을 법도 한데, 많은 분들이 괜찮다고 제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시고 함께 수습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해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차라리 싫은 사람한테 싫은 소리를 들었다면 이렇게까지 울지는 않았을 텐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만 들어서 눈물이 더 났던 것 같아요. 우리 팀원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제가 우리 팀원들을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당장은 회사 적응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래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기도 했지만, 하나를 알면 모르는 게 열개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업무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공부할 것이 매일 쌓여가는 중입니다.

 

적응과는 별개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이 되고 싶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지는 이미 주변에 좋은 팀원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하나둘씩 따라하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일도 내 일처럼 봐주시는 분, 누군가 질문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답변해 주시는 분, 이슈를 빨리 캐치하고 공유해 주시는 분,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 반응을 잘해주시는 분, 새로 알게 된 지식을 함께 공유하려 해 주시는 분 등 배울 점이 많습니다. 😄

 

실천할 수 있지만 바쁘단 핑계로 미뤘던 목표도 있는데요. 예전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저의 기록이나 문서가 정말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어서 입사한 뒤에도 문서화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제 일을 처리하기 급급해서 저 혼자 알아볼 정도로 메모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당장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미래의 신규 입사자에게 제 문서가 도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문서화해 두는 게 목표입니다.

 

 

마무리

이제 6개월 간의 제 행동을 간단하게 되짚어보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하고 있는 점

  • 기록을 꾸준히 하고 있다
  • 모르는 것은 주저 않고 물어본다
  • 내 추측에 확신하지 않고 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feat. 로그)
  • 조금씩이나마 책을 읽으려는 노력

 

더 노력해야 할 점

  • 테스트 수행 시 더 다양한 엣지 케이스, 실패 케이스를 생각해 보자
  •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유까지 하자
  • gpt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문서를 찾아보자
  • 깁스 이슈로 쉬고 있던 운동 다시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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