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N MSA 후기] 일을 잘하는 방법
서론
얼마 전에 한빛미디어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다녀왔다. 한빛N MSA라고 불리는 이 작은 세미나는 이미 10차례나 진행되었는데, 진행 완료된 세미나들의 영상을 모두 한빛미디어 사이트에 공개로 열어주시는 듯하다. 내가 들은 발표는 '이 회사는 나도 처음이라 - 첫 출근부터 끝까지 다 함께 레벨업'이라는 제목으로 일잘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잘러로 성장하는 방법을 공유해 주시는 내용이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들
아래 내용은 발표를 제 임의로 요약하고 덧붙인 내용이 많습니다.
정확한 발표 내용은 이후 한빛미디어에 공개되는 영상을 확인 부탁드립니다.
1. 입사 후, 목표를 정하는 방법
나는 올해 초, 입사 직후에 방황했었다. 작년까지의 목표는 '취직'이었는데, 올해의 목표는 '회사 적응하기'로 바뀌었다. 그런데 어떻게? 회사에 적응한다는 것은 뭐지? 사실 회사에 적응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은데, 이걸 목표로 삼아도 될까? 나의 새로운 목표는 어떻게 잡아야 하지? 이런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발표를 통해 이 시기에 목표를 세우는 팁을 듣게 되었다.
- 내가 회사에 기대하는 것과 눈앞에 해결해야 하는 일들, 내게 주어진 일들을 살펴보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수립한다.
- 이 목표를 회사와 얼라인한다.
회사와 목표를 얼라인할 수 있는 방법은 리더와의 지속적인 소통이다. 리더는 회사가 내게 기대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리더와의 소통을 통해 회사의 기대치를 이해하고, 반대로 내가 회사에 기대하고 있는 점을 리더를 통해 알릴 수도 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방황하는 시기를 접고, 지금의 안정적인 상태가 된 건 팀장님의 영향이 컸다. 내가 할 일, 내 목표를 찾지 못해 헤매던 시기에 원온원을 통해 내가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지 이런 피드백을 꾸준히 전달해 주셨다. 이런 피드백들이 막연함과 막막함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끄집어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목표 세우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2. 문서화의 목적
평소 문서화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서화의 목적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문서화의 목적은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정보 공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데 발표를 통해서 새로운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목표를 수립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던 과정이었다.
- 서비스의 큰 흐름을 파악한다.
- 프로젝트 구조를 파악한다.
- 백로그에 있는 이슈 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이슈를 해결해 본다.
- 위의 각 단계를 문서화한다.
- 사내 메신저에 문서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요청한다.
여기서 문서를 '다른 사람의 이해를 돕기 위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 문서를 작성했다는 점이 내게는 신선한 포인트였다. 생각해 보면 나도 이런 내용을 문서화했어요!라고 팀 메신저에 올리면, 늘 피드백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항상 정리해야겠다 생각만 했는데 정리되어서 좋아요, 이런 내용도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아요, 저 내용은 이런저런 히스토리가 있어요 등등. 타인을 위해 문서화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도움을 받은 게 더 많았다.🤣
3.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법
일을 하다 보면 어떤 게 더 중요한 거지? 하면서 뭐부터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던 경험이 모두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 팁을 들었다. 우선순위는 긴급도와 중요도에 따라 조율할 수 있는데, 이 긴급도와 중요도라는 게 사람마다 약간의 정의가 다를 수 있다. 미정님의 팀 내에서 정의한 긴급도와 중요도 정의는 아래와 같다.
- 긴급도: 지금 안 하면 나중에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기는가
- 중요도: 개발자의 생산성이 얼마나 오르는가,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에게 영향을 주는가
그리고 긴급도 중요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대처할 수 있다.
긴급도 | 중요도 | 대응 방법 |
O | O | 즉시 처리 |
X | O | 전략 및 일정 수립 필요 |
O | X | 타인에게 위임 혹은 일 축소 |
X | X | 처리 연기 혹은 취소 |
4. 설득에 대한 태도 바로잡기
항상 생각하는데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상대를 잘 설득하기 위해서 '신뢰 자본'이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헌데 이 신뢰 자본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일을 하다 보면 어색한 관계인 사람이나, 대화를 거의 안해본 사람을 설득해야할 일도 있다. 마냥 어려운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발표를 듣고 나니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득은 나를 빼고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설득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제안을 받았을 때 아래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칠 것이다.
- 나와 관련된 내용인가?
-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인가?
- 제안이 신뢰할만한가?
내가 해왔던 설득을 생각해 보면 이미 2단계에서 탈락할 제안도 꽤 있었다. 내가 신뢰 자본이 설득에 중요한 요소라고 했지만, 사실 신뢰적 자본은 위의 단계 중 3번째 단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당연한데 이걸 놓치고 있었다니 민망하다.😅
후기
1.
나는 퇴근 후에 진행되는 작은 규모의 세미나를 좋아한다. 칼퇴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일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지런하게 산다는 생각도 들게 하고, 발표를 듣는 것도 재밌고, 가끔 아는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좋은 점 투성이다. 요즘은 인프런 퇴근길 밋업, 카카오 테크밋 등등 작은 세미나를 열어주는 곳이 많아서 좋다.😄
2.
개발자가 일 잘하기 위해서는 개발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잘해야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면 됐지!'라는 이미지가 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개발만 잘하고 성격은 모난 사람 !=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더 큰 것 같다.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에 가까운 나로선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발표였다.🙂
3.
한빛미디어는 가끔 개발책 사다보면 심심치않게 보이는 출판사인데 세미나를 듣기 위해 방문하게 될 줄은...ㅎㅎㅎ 홍대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우리집에서는 너무 멀어서 퇴근하고 후다닥 준비해서 가다보니 저녁을 못 먹었다. 감사하게도 트위터에서 책프님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해주셨고🥹 엠엠님, 혜경님까지 넷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든든하게 저녁까지 먹고 귀가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